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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생충이 되지 말고 공생관계가 되어야 한다

작성자 : 관리자 (203.228.152.***)

조회 : 795 / 등록일 : 20-07-16 09:41

[소설포커스 염민호 편집장]


주객(主客)이 바뀌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종 업계의 개인사업자가 조합을 구성하는 이유는 힘을 모아 세력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혼자의 힘은 약하지만 조합을 통해 공동으로 저렴하게 물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구매단가를 낮추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사업 뿐 아니라 구매처나 관리 감독하는 정부 등에 일치된 의견을 표출할 수 있어 이익집단으로써의 힘을 과시할 수 있다.

농업협동조합 등 우리 주변에서 생산자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조합도 많이 있다. 조합 구성이 조합원 각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이익 창출의 기반이 된다는 점은 조합의 순기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합이 조합원을 감독하고 활동을 제약하거나 권리행사를 통제하는 일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공동구매하는 제품의 공급을 조합이 임의적으로 조절하거나 제한할 수도 있다. 게다가 조합 사무처나 행정 직원이 조합원에 앞서 모든 정보를 먼저 선점할 수 있기에 과도한 권한을 행사할 수도 있다.

특히 조합 규모가 거대해지면 조합 사업의 이익금을 우선 조합에 근무하는 직원의 급료를 인상한다. 이밖에 각종 행사비 또는 복리후생비 명목으로 과도하게 집행할 수 있다.

조합원에게 배분되어야 할 이익금을 최대한 행정 운영비로 사용한 후에 남는 잉여금을 배분한다면?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큰 조합은 대부분 이렇게 운영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다못해 구도심지역 재개발 목적으로 구성된 주택조합조차도 조합장이나 집행부의 절대권력(?)에 의해 돈을 펑펑 낭비하면서 비리가 발생하거나 방만한 운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체의 근로자들이 구성하는 노동조합은 또 어떨까?

우리는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의 힘과 권력을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 노조의 과도하고도 지나친 쟁의 발생 및 노조의 전투력(?)은 전 세계가 다 알고 있으리만큼 악명 높다.

그리고 노동자의 천국이 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례로 현대판 ‘음서제도’를 꼽을 수 있다.

현대판 ‘음서제도’는 아버지가 노조원이면 자녀 중 한명을 그 회사에 취업시킬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수많은 청년들이 번듯한 회사에 취업하고자 애쓰고 있는데, 아버지 덕분에 그 자녀는 힘들지 않게 취업이 보장된다.

공정한 경쟁에 의해 신입사원을 충원해야 할 회사가 공공의 목적을 져버리고 불공정을 용인하는 것이다.

노조의 반대편에는 사용자측이 앉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근로자를 채용하는 기업주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노동시장이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본연의 특성을 왜곡해야하는 구조를 강요한다.

특히 노조활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악덕기업주라는 낙인이 박힌다. 강성 노조가 너무 오랜 세월동안 국민들의 뇌리에 이같이 각인하며 세뇌해왔다. 이런 풍토로 인해 사업 규모가 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기업주도 많이 보았다.

회사가 파산하면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파산기업을 인수하는 회사를 향해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모습도 너무 익숙하다.

심지어 해고된 지 수 십년이 지나도록 투쟁하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은 젊은 나이에 투쟁을 시작해서 머리에 흰 머리가 가득한 중년이 됐다. 해고당한 회사에 대한 원한을 풀지 않고 끝까지 복직 투쟁을 벌이는 모습이 과연 합당할까?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라면 차라리 다른 일자리를 찾았겠다.

어쩌면 타협할 수 없는 사회풍토가 이 나라를 망하게 할지도 모른다. 기업이나 조직의 생산성은 물론이고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는 과도한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기생충이 과도하게 숙주로부터 양분을 빼앗으면 결국 숙주가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죽게 된다. 숙주가 죽는 날에는 결국 기생충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기생충이 되지 말고 숙주가 건강하게 생존하도록 주고받는 공생 관계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곳곳에서 타협할 수 없고 희생할 수 없는, 오직 나만을 위한 고집스러움이 가득하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무지한 기생충으로 남기 원하는 사회풍토가 한없이 안타깝다.

특히 과거사 청산에 발이 묶여 미래에 대한 밝은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할 수도 없는 어두운 풍토가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장애인은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사회약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장애인 복지 증진을 위한 단체와 시설에 이르기까지 이런 악한 세류가 넘쳐 들어오는 것이 눈물 나도록 한탄스럽다.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 흐르는 물과 함께 휩쓸려 가는 물고기는 죽은 물고기일 뿐이다. 내일의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발전이 있다.

출처 : 소셜포커스(SocialFocus)(http://www.social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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