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총선 결과 "장애인 비례대표 4명 국회 입성한다"
조회 : 780 / 등록일 : 20-04-23 15:32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 4명이 당선됐다. 왼쪽부터 미래한국당 이종성ㆍ김예지ㆍ지성호 당선인과 더불어시민당 최혜영 당선인이 국회 입성의 쾌거를 이뤘다. ⓒ소셜포커스(제공_선거관리위원회)
미래한국당 이종성ㆍ김예지ㆍ지성호 후보, 더불어시민당 최혜영 후보 당선
장애계 "장애인 정치세력화 위한 결실 거두게 됐다" 평가
이번 21대 국회의원 총선 결과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 4명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미래한국당 이종성(50세), 김예지(40세), 지성호(38세) 당선인과 더불어시민당 최혜영(41세) 당선인이 그 주인공이다.
오늘 오전 최종 개표 집계 결과 비례대표 의석은 미래한국당 19석, 더불어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으로 나뉘게 됐다. 따라서 미래한국당 장애인 비례대표 당선인 3명은 33.8%의 정당 지지율로 당선을 확정지었고, 최혜영 당선인이 속한 더불어시민당은 33.3%의 지지율로 당선을 확정했다.
이번 총선에서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 최다 당선 결과가 확정된 가운데 당선인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미래한국당 이종성 당선인은 26년간 장애인 복지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해온 정책 실천가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및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장,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이사 및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종성 당선인은 “현 정부의 복지정책이 장애인 당사자의 요구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한 채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다”며 “장애인 당사자가 요구하는 법과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최우선 의정 과제로 ‘전반적인 복지시스템 개편’을 외쳤다. 현행 복지법이 장애인 당사자의 욕구와 환경에 상관없이 행정 편의를 위한 분절적 구조로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급선무 해결 과제로는 ‘장애인 등급제’를 꼽았다. 지난해 정부가 등급제를 31년만에 폐지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장애인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도 주고 있지 못하다는 평이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1번을 받았던 김예지 후보도 함께 당선 기쁨을 함께 누리게 됐다. 김 당선인은 선천성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인한 시각장애인으로 숙명여대 피아노 전공 학사와 음악교육 전공 학사를 거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위스콘신-매디슨대학에서 피아노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래한국당 대변인으로 헌정 사상 첫 여성 시각장애인 대변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김 당선인은 “아직까지 ‘장애’라고 하면 ‘다름’보다는 ‘비정상’으로 여기는 편견이 사회 깊숙이 박혀 있다”며 “당사자로서 경험을 통해 뼛속 깊이 통감한 부분들을 정책으로 반영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현재 바이애슬런 선수이자 과거 유니온 앙상블 예술감독을 역임한 경험을 살려 장애인 문화예술ㆍ스포츠 분야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다. 예술인법을 개정하고 장애 예술인들이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성호 당선인은 잔뼈 굵은 북한 인권운동가 출신으로 탈북자 지원 단체 ‘나우’의 대표로 활동해왔다.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는 등 장애를 갖게됐으나 자유 대한민국의 품에 안겨 이제는 탈북민 및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돕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 국정 연설장에 초대를 받아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지성호 당선인은 미래통합당 인재 1호로 영입됐지만 공천과정에서 뒷 순번으로 밀리는 서러움을 겪기도 했다. 장애계에서는 실무 경험이 전무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에서 장애인과 탈북자라는 정체성 중 어디에 더 초점이 맞춰져있냐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 탈북민에 더 초점이 맞춰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30대 청년 후보로서 북한 인권활동가에서 정치가로 노선을 바꾸면서 청년취업난, 부동산 문제, 여성 육아 문제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탈북민과 청년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정책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한국당은 장애인 공약으로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연령 제한 폐지 ▲소규모 공중이용시설 편의시설 설치 의무화 ▲장애인특별교통수단 장애인 콜택시 확대 및 전국 표준화 ▲장애인 대중교통 수단 강화 ▲시청각장애인에게 스마트 서비스 지원(신체부착형 재난알림시스템) ▲장애인 활동보조 앱 개발 지원 ▲장애계가 참여하는 서비스종합조사 기준 마련 ▲뇌전증 환자에게 직업훈련, 의료비, 심리상담 지원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ㆍ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 개정 ▲뇌전증지원법 제정을 약속했다.
더불어시민당의 최혜영 당선인은 발레리나 출신으로 2003년 불의의 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됐다. 그 후 학업을 이어가면서 2009년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여성 척수장애인으로 국내 최초로 나사렛대학교에서 재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다양한 강연과 프로그램에서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최혜영 후보는 초반 더불어민주당의 영입인재 1호로 많은 이목을 끌었지만 중간에 부정수급 문제로 한 차례 시비가 붙기도 했다. 당시 의혹에 대해 “어떤 이득을 취하려고 했거나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선거 운동을 차질없이 진행해왔다. 그 결과 21대 총선에 ‘공룡 여당’이 출현하면서 민주당 영입인재 75%가 국회로 진출하는 쾌거 속에 함께 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2일 ‘지역사회 자립생활 환경 조성’을 주제로 한 장애인 공약을 발표했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범위를 소득하위 70% 중증장애인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하고 연금수급권을 저소득층 3급 비중복장애인부터 우선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65세 이상 중증장애인 서비스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수요맞춤형 장애인활동지원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지원정책을 확대하고 ▲장애인 일자리 매년 1천개씩 확대 ▲주거와 복지ㆍ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장애인 그룹홈 및 공동거주 지원주택 확대 ▲탈시설 자립생활 정책 강화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지원 ▲장애인 문화ㆍ예술 활동 지원 ▲콜택시 등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확충 및 전국통합지원체계 구축을 내걸었다.
이번 선거의 최종 비례대표 당선인 명부와 각 정당 확보 의석수는 오늘 오후 5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확정 공고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총선 결과를 놓고 장애계는 그동안 장애계가 주창해 온 장애인정치세력화를 위해 입법기관에 장애인 대표가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해 온 그 결실을 비로소 거두게 됐다는 점에서 환영의 분위기가 역력하다.